1. 나는 벧엘의 하나님이라 네가 거기서 기둥에 기름을 붓고 거기서 내게 서원하였으니 지금 일어나 이 곳을 떠나서 네 출생지로 돌아가라 하셨느니라 라헬과 레아가 그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우리가 우리 아버지 집에서 무슨 분깃이나 유산이 있으리요/ … 이제 하나님이 당신에게 이르신 일을 다 준행하라(13-14,16)
* 라반의 가축을 돌본지 6년을 지나며 라반과 그 아들들의 반감을 살만큼 거부가 되고 이들의 질투와 미움을 받게 된 야곱은 고민에 빠졌을 것입니다. 그때 벧엘로 돌아가라는 하나님의 말씀이 임하였고, 라반의 두 딸이며 야곱의 아내가 된 레아와 라헬도 야곱에게 힘을 실어주어 밧단아람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사안이 분명하게 보였지만, 야곱은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아내들과 의견을 수렴한 후 떠날 결심을 하게 됩니다. 주님의 일을 감당하는 방식도 이와 같아야 함을 배웁니다. 보이는 대로, 우리의 임의대로 판단하지 않게 하소서. 늦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기다리고 인내하며 주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행하되 결정에 연관된 이들과 의견을 합하는 일을 작게 여기지 않게 하소서. 하나님의 인도하심, 지체들의 연합으로 주의 뜻을 온전히 이루어가는 공동체를 이루게 하소서.
2. 그 때에 라반이 양털을 깎으러 갔으므로 라헬은 그의 아버지의 드라빔을 도둑질하고 야곱은 그 거취를 아람 사람 라반에게 말하지 아니하고 가만히 떠났더라/ 23라반이 그의 형제를 거느리고 칠 일 길을 쫓아가 길르앗 산에서 그에게 이르렀더니(19-20,23)
* 떠나기를 결심했지만, 야곱은 라반 앞에서 이 사실을 고하고 공식적으로 떠나기에는 두려운 마음이 컸습니다. 그리고 떠나자로 결심했지만, 라헬은 아버지 라반의 우상인 드라빔을 챙겨가 그 축복을 계속 이어받고 싶어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 안에 이 두마음이 있음을 묵상합니다. 결심했지만, 두려워서 또는 아까와서 완전히 떠나지 못하는 마음을 주님 앞에 내려놓습니다. 이 우왕좌왕하는 마음은 결국 갈등을 초래하고 믿음의 행보를 완벽하게 하지 못하게 합니다. 주님을 신뢰한다면 완전히 100% 믿음의 자리로 가게 하소서. 모든 것을 공식적으로 정리할 용기, 버리고 떠나는 자리에 있는 아까운 것들을 분명하게 포기하는 태도를 갖게 하소서. 쟁기를 들고 뒤돌아보지 않는 분명한 믿음의 용기를 허락하소서.
3. 라반의 말에 오늘 이 무더기가 너와 나 사이에 증거가 된다 하였으므로 그 이름을 갈르엣이라 불렀으며 또 미스바라 하였으니 이는 그의 말에 우리가 서로 떠나 있을 때에 여호와께서 나와 너 사이를 살피시옵소서 함이라(48-49)
* 야곱을 추적해온 라반의 명분은 야곱이 공식적으로 안녕을 고하지 않았다는 것, 그의 가정 신인 드라빔을 가졌다는 것이었습니다. 드라빔을 찾지 못한 라반은 그동안 행하였던 모든 악한 행위에 대한 야곱의 책망을 받아야했고, 야곱과 평화협정을 맺고 서로의 경계를 미스바에 정하고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아버지와 형을 속이고 고향을 떠나온 야곱이 자신보다 더한 라반에게 20년이 넘도록 어려움을 당하는 장면을 보면서 하나님의 정의를 생각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가 되니 야곱을 그 손에서 건져주시는 모습을 통해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생각합니다. 야곱이 결코 완전한 의인이 아니었음에도 그를 향한 사랑과 구원의 손길을 거두지 않으시는 주님은 그대로 우리의 주님이십니다. 우리의 의가 아닌 주님의 긍휼만 의지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