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증

2020.05.03 주일예배간증(이현지 집사)

By 2020년 5월 10일 No Comments

우울증으로 어두웠던 20대 초반에 엄마의 전도로 주님을 만나 선한목자 젊은이교회에 등록하고 믿음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여러 훈련들로 저를 다루어가셨는데 그 중에서 가장 힘들고 길었던 훈련은 가정에서 받은 상처를 치유 받고 가족들을 사랑하는 것이었습니다.
폭언과 술주정으로 늘 두려우면서도 증오의 대상이었던 아빠,
가족들을 향한 마음의 문을 닫고 홀로 지내며 저의 존재 자체도 무시하는 오빠,
폭언으로 엄마와 삼남매에게 상처를 주는 할머니까지…

이런 가족들이 나조차도 버거운데 가족들 사이에서 중간역할을 해오다보니 이미 곪을 대로 곪아버린 마음을 주님께 고백하는 것조차 힘들었습니다. 주님을 만나고서도 제자훈련 때 평생 용서할 수 없는 사람으로 아빠를 적기도 했습니다. 아빠를 사랑하고 싶은데 도저히 제 의지로는 되지 않았습니다. 몇 년의 시간이 흐르고 정말 어느 날 어느 한순간에 주님께서 마음을 바꿔주셨습니다. 주님의 은혜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빠를 바라보는 눈이 바뀌었고 아빠의 상처도 보이며 이해하게 되었고 아빠를 향한 무뚝뚝한 말투가 저도 모르게 부드럽게 변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빠도 점점 바뀌어가셨습니다. 그렇게 주님께서는 저를, 저희 가정을 아주 조금씩 변화시켜가셨습니다.

아빠와의 관계가 회복되며 남자에 대한 그리고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마음도 회복이 되었고 감사하게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연애기간동안 주님의 마음으로 서로의 연약함을 품어주는 관계였기 때문에 결혼생활도 자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자신감은 결혼생활 한 달도 안되서 무너져버렸습니다. 그리고 저의 믿음도 완전히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믿음이 단단하다고 스스로 생각해온 저의 믿음의 실체는 공동체에서 매일해온 큐티와 동행일기, 나눔 생활이 없어지니 무너져갔고 남편과는 서로의 상처와 연약함이 더욱 드러나며 다툼이 잦아지면서 간신히 붙잡고 있던 기도마저 놓아버리게 되었습니다. 삶은 피폐해져갔고 행복할 것 같았던 결혼생활은 절망적 이였습니다.

그런 저희를 주님께서는 그냥 두고 보기 힘드셨는지 남편과 저에게 동시에 예수동행교회 파송에 대한 마음을 주시며 특단의 조치를 취하셨습니다. 순종하긴 했지만 사실 모임 전까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습니다. 하지만 모임을 계속 하면서 걱정보단 기대와 감사함이 커졌습니다. 예수님과 동행하기 힘쓰는 이 교회 속에서 공동체의 힘도 다시 경험하게 되었고 특히 나눔방 식구들이 신기하게 처음부터 친근하게 느껴졌고 금방 마음의 문을 열 수 있었습니다. 영적으로도 점점 회복되니 예배 속에서 말씀이 달게 느껴졌고 다시 주님과의 관계가 조금씩 회복되면서 남편과의 관계도 정말 많이 회복이 되었습니다.

그러는 중에 친정에서 일이 생겼습니다. 가족들에게 8년 가까이 등지고 살아왔던 오빠가 결혼할 여자친구로 인해 가족들과 점점 대화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집에 살면서도 홀로 방에서만 지내고 가족들과 같이 밥도 안 먹고 말도 안 섞었던 오빠였기에 갑작스러운 변화였지만 주님께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감사도 잠시, 오빠는 참았던 마음을 폭발하며 가족들을 힘들게 했습니다. 처음에는 오빠를 품는 마음으로 인내하였습니다. 하지만 오빠의 행동은 더욱 심해져갔고 동생도 참았던 마음을 폭발하며 관계가 어긋나버렸습니다.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 대화의 시간을 가지던 도중에 저의 말로 오빠가 상처를 입었는지 그 이후에 저를 포함한 가족들에게 더욱 심한 행동을 했고 저도 너무 상처를 받아 더 이상 오빠를 위한 기도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계속해서 오빠의 행동을 참아주는 엄마를 이해할 수 없었고 답답한 마음만 남았습니다. 저는 엄마에게 포기하란 듯이 얘기했는데, 아직 주님을 몰라서 그런다는 엄마의 말도 저에겐 그저 답답한 이야기였습니다. 더 이상 오빠를 보고 싶지도 않았고 그냥 잊고 지내는게 편하겠다 싶어서 생각도 안하며 그렇게 몇 개월을 지냈습니다. 이전에도 사람에게 크게 상처를 받고 미워하는 마음을 품으면서 그것으로 인해 하나님과의 관계도 너무 힘들었던 경험이 있기에 이번에는 빨리 이 마음을 주님께 해결 받고 싶었는데 아직도 제 자아가 너무 커서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반응해버리는 제 스스로가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엄마는 그 이후에 저에게 가끔씩 오빠의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오빠가 주님을 만났다’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을 때는 속으로 ‘오빠가? 그러다가 말겠지’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전해 듣는 오빠의 이야기는 점점 믿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하루하루 주님과의 교제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빠가 변화된 모습을 듣고 주님의 눈으로 상황을 바라보지 못했던 제 믿음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막막했고 희망이 없어보였던 상황 속에서 저는 제 감정에만 집중하며 놓아버렸는데 엄마는 끝까지 주님을 붙잡고 반응하셨던 것을 보고 상황에 따라 흔들리는 믿음이 아니라 주님을 신뢰하고 주님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진짜 믿음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제 안에 있는 오빠에 대한 분노의 마음도 주님의 방법으로 치유해주셨고 오빠를 위한 기도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오빠의 직장도 결혼도 집도 주님께서 하나하나 일하고 계심을 직접 눈으로 보게 해주셨습니다. 최근에 오빠가 가고 싶던 회사가 있었는데 좋은 조건으로 일을 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소식을 듣고 용기를 내어 오빠에게 축하한다는 연락을 했습니다. 오빠에게 온 답장은 ‘고마워. 나도 널 위해 기도할게’ 였습니다. 오빠에게 이런 메시지를 받을거라곤 상상을 해본 적도 없는 일입니다. 오빠는 매일 먹던 술도 안마시고 싶어하고 이제 아빠와 동생을 전도할거라고 합니다. 아빠의 변화, 오빠의 변화, 그리고 할머니와 엄마 관계의 변화..그 모든 변화 가운데에는 주님이 계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기도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끊임없이 중보해준 나눔방 식구들을 보며 중보의 힘을 다시 경험하였습니다. 이 교회에 오지 않았다면 그저 무너진 채로 하루하루를 어둠 속에서 살아갔을 텐데 주님께서 이곳으로 인도해주셔서 공동체의 사랑과 힘을 알게 하시고, 주님과의 교제를 회복케 하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참 신실하십니다. 모든 것 주님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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