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증

2020.04.26 주일예배간증(김우주 집사)

By 2020년 4월 26일 No Comments

지금 이 순간 제 모습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면 제 스스로가 조금은 낯설게도 느껴지지만, 이렇게 주님 곁에 서 있구나 라는 감사의 마음부터 떠오릅니다. 특히나 지나온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주님이 계시지 않았더라면 지금 이 자리에 이렇게 서 있을 수 없었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릴 때 유아세례를 받으며 시작된 저의 신앙생활은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복음의 자리를 찾기까지 수많은 방황 속에 질곡과 같은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아버지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존재임을 망각한 채 형식적인 신앙생활에 그치며 하나님 은혜에 대한 감사함과 간절함이 무뎌졌었으며, 내안에 나만의 신앙생활을 알아서 하면 된다는 스스로의 합리화로 믿음의 열정이 식은 채 공허함과 연약함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신앙생활이 거듭되곤 했습니다. 또한 저에게는 사면초가와 같이 어떠한 길도 보이지 않는 막막하고 어두웠던 시간도 있었습니다. 모든 것에 분노로 가득 차고 하나님에게는 원망과 불평으로 가득 차 급기야는 주님의 존재도 거부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주님은 저를 품으시고 용서하시고 불러주시며 결코 저를 떠나시지 않으셨습니다.

지난 2015년, 3년간의 유럽 주재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그해 12월 선한목자교회에 인도해주심을 받으면서 24시간 주님을 바라보며 저의 신앙생활을 총체적으로 다시 점검하고 영적으로 성장하는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2017년 회사에서 완전히 새로운 업무를 맡게되며 그 당시 저로서는 제 경력이나 능력상 도저히 감당할 엄두가 나지 않던 일들이 주어졌었고 개인적인 생활은 철저히 포기해야하는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하나님께서는 2017년 하반기 제자훈련의 자리로 인도하셨고 저로 하여금 하나님께 쓰임 받는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그저 먼 발치에서 구경꾼의 자세로 예수님을 바라보기만 해서는 안되며 예수님과 보다 친밀한 관계를 맺고 진정으로 동행하는 삶으로 바꾸어야만 하나님의 사람, 예수님의 제자가 될 수 있다는 깨달음과 회개의 마음을 주셨습니다.

(요한복음 15:16)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요 내가 너희를 세웠나니 이는 너희로 가서 열매를 맺게 하고
또 너희 열매가 항상 있게 하여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무엇을 구하든지 다 받게 하려 함이라” 말씀에서와 같이

2017년부터 지금까지 3년여의 시간은 온전히 제 안에 계시는 주님께서 제 모든 것을 섬세하게 주관하시고 역사하시는 시간이었습니다.
불가능하리라 여겨졌던 중요한 프로젝트들이 쉴새없이 쏟아졌음에도 그 누구도 예상 못한 기대 이상의 결과를 이루게 하셨으며, 어려운 순간마다 심각한 고비마다 지혜를 주시고 주님의 능력으로 엉켜있는 실타래와 같은 어려운 일들을 믿기지 않을 만큼 진행하여 주셨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표현처럼 주님은 미리 다 계획이 있으셨습니다.
하나같이 그동안 회사에서 좀처럼 진행된 바 없었던 프로젝트들이어서 실무책임자로 회사내에 마땅한 적임자가 없었기도 했지만 하나님께서 제게 맡기신 일은 외면적으로 보이는 제 경력이나 능력 때문이 아니라 그동안 삶속에서 제게 경험토록 하신 것들을 총 동원하신 것이었습니다.

주님을 원망하며 지냈던 암울했던 시간에 겪었던 캐나다에서의 지방 세일즈 경험, 사업실패 후 무일푼의 반지하 방한칸 생활도 돌이켜보면 주님께서 계획하신 훈련의 시간이었으며, 평소 설교내용과 말씀을 노트에 정리하는 것 조차도 경영층 보좌업무 수행에 있어 필수적인 역량으로 쓰임 받게 해주셨습니다.
또한 요소요소에 크리스찬 동역자들을 동원하여 한마음으로 하나님 나라가 임하여 하나님 기업의 일이 되도록 이끌어 주시고, 저를 통하여 주님의 존귀와 능력과 영광이 높임을 받으시도록 크리스찬으로서의 지경을 넓히게 하셨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사무실 책상 한켠에 항상 펼쳐있는 성경책은 저를 일컫는 이미지가 되었으며 ‘아 저사람은 예수 믿는 사람이지.. 어쩐지 좀 다르더라’ 라는 인식과 함께 크리스찬으로서의 새로운 인연을 계속 만들어 주셨습니다. 이제는 크리스찬답지 않은 모습을 살짝 보이기도 힘들어졌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제게 이루어주신 이 모든 은혜에 대한 감사함도 업무 스트레스로 지친 심신의 현실적인 한계를 느끼면서 연약함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영적으로도 지금 이렇게 머물러서는 안되겠다는 자각 속에 제 자신을 돌이켜보니 영성일기는 마음 속에서만 몇년 동안 썼다 말다를 맴돌고 있었고 기도와 예배도 열정없이 수동적인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그때 제가 멘토로 존경하는 장로님으로부터 예수동행교회 파송에 대한 권면을 받고 드디어 하나님께서 더이상 저를 두고 볼 수만은 없겠다고 결단 내리셨음을 깨닫게 되어 2019년 12월 다시 영적 추스림의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예수동행교회를 섬기며 처음엔 모든 것이 낯설고 쑥스러웠지만, 미약하나마 안내사역을 통해 목사님/사모님/전도사님/성도님들 한분 한분과 직접 나누는 인사와 어느덧 친구같고 가족같은 나눔방교회 식구들과의 교제가 주님 안에서 따뜻한 친밀함으로 소중하게 자리잡았습니다.
특히, 1월1일 부터 시작한 동행일기는 마음 속에서만 머물던 주님과의 동행이 세상 밖에서의 실행으로 확대되는 매개체가 되었으며 이제는 하루 중에 아침을 여는 말씀기도와 함께 매일매일의 가장 중요한 마무리 일과가 되었습니다. 예수동행일기는 저로 하여금 주님께 시선을 정확하게 맞춰 더 분명하게 집중토록 하는 ‘안경’과도 같은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또한, 매일매일 제 스스로를 하나님의 기준에 따라 점검하며 주님께 모든 것을 여쭙는 기도를 통해 영적 성찰과 성숙의 평안과 기쁨을 누리게 해주었습니다. 크리스찬의 소확행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를 체험하며 그 이전에 나는 과연 어떠했는지, 어떻게 하려고 그랬는지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예수동행교회를 섬기고 동행일기를 시작하며 주님께서 제게 명령하신 영적 추스림은 저를 철저히 다시 재점검하고 재정비하라는 의미셨음을 일깨우셨습니다. 동행일기를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회사내에서 큰 시련을 겪게 되었습니다.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업무적 착오가 있었는데 지금은 아무 문제 아닌 것으로 종결이 되었지만 그 착오를 계기로 회사 조직내에서 저에 대한 질책과 그동안 수면아래에 있던 시기/견제가 마침 때를 만난듯 파상 공격으로 퍼부어졌습니다. 잘못된 점에 대한 책임은 억울한 점이 있더라도 제가 모두 분명히 짊어져야 한다는 생각이었지만, 저의 마음을 가장 먹먹하게 하였던 점은 다른 사람도 아닌 오랜 기간 함께 했던 사람들로부터 그동안의 과정과 진실이 폄훼되는 점이었습니다. 20년 가까이 몸담았던 직장에서 그동안 겪지 못했고 예상치도 못했던 가장 큰 시련이었으며 상실감과 허탈감이 동반된 마음의 상처는 울분과 서운함 그리고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완고함으로 이어졌습니다. 상처가 크고 깊은 만큼 단단하게 굳어있는 마음이 풀어지기 까지는 긴 인고의 과정이 걸릴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동행일기를 통해 하나님께 여쭈면 제게 먼저 제 자신을 돌아보라고 하셨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동안 비교적 빠른 승진과 회사내 인정, 중요 업무 역할 부여가 주변 사람들에게는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으며 저 또한 저도 모르게 스며든 교만과 높임에 취해 있어 하나님께서도 앞으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기 전에 저를 단속하신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일깨움이 참으로 쓴 약과도 같은 것이 저를 위한 주님의 극약 처방이었던 것입니다.

아직 현재진행형이며 예상치 못했던 지금의 이 어렵고 힘든 시기가 주님이 주시는 회개와 정결함을 위한 기회이자 정금같이 되게 하시려는 연단의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주님이 주신 것은 그 어느 것도 의미가 없는 것이, 귀하지 않은 것이 없음을 고백합니다. 고통도 감사하고 고난도 감사합니다. 주님이 주신 상황 속에서 제 자신을 점검하여 다시 추스리라는 준엄한 음성을 놓치지 않고 주님께 더욱 붙잡힘 바 되어 전심으로 주님과 동행하여 주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합당하게 주께 나가려고 합니다.

성찰과 회개의 시간을 갖게 되면서 하나님께서 제게 주시는 메세지는 내려놓음과 비움, 고개숙임과 낮춤이었으며,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이고 제가 지켜야할 마음과 자세는 무엇인지 생각해 주님의 마음을 닮아가고 영원을 보는 눈을 떠서 세상적인 시선과 마음을 담대하게 거스를 수 있기를 간구하게 됩니다.

주님께서 제게 말씀하십니다. “괜찮아.. 수고했어.. 네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안다.. 그래 여기까지 잘왔다..”
그리고 모든 것 주님께 다 맡기고 의지하라고 하십니다.

(시편 18:32~33)
“하나님이 힘으로 내게 띠 띠우시며 내 길을 완전하게 하시며 나를 나의 높은 것에 세우시며”

(고린도후서 5:1)
“그런 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말씀을 마음 속에 새기고 주님과 24시간 충실히 동행하는 삶으로 새롭게 리세팅하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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