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증

2020.05.24 주일예배간증(문성원 집사)

By 2020년 5월 25일 No Comments

간증을 하기로 결정하고, 코로나와 함께 오프라인 예배가 중단되면서 예수동행일기를 쓰지 않았고 신앙생활도 멈춰버린 상태였기에 나눌만한 은혜가 없는데 무슨 간증을 해야 하나 고민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내 상태로 간증한다는 게 성도님들께 무슨 덕이 될까 해서 걱정이 되어 쉽게 쓸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실패한 과정을 나누는 것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적어보았습니다.

저는 대대로 믿는 집안의 4대째 크리스천으로 태어났습니다. 저의 의지와 선택과는 상관없이 태어나면서부터 기독교인이 되었습니다. 맨날 싸우면서 교회에서만 괜찮아 보이게 사시는 부모님이 사춘기 무렵에는 싫었습니다. 청년 때는 저도 세상의 즐거움에 빠져 방황하며 하나님을 떠나고자 노력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모태신앙이 겪듯 하나님을 떠나려 해도 떠나지 못한 채 미지근한 신앙으로 살아왔습니다. 제가 30년을 넘게 다닌 교회는 50명 정도 되는 작은 교회였습니다. 교회에서 봉사해야 복 받는다, 목사님께 잘해야 복 받는다, 헌금 많이 해야 복 받는다 등 기복적이고 행위적인 것을 성경만큼 믿고 말하던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교회청소, 임원, 성가대, 교사 등 목사님이 시키시면 모든 것을 했고 해야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행위적인 것으로는 일시적인 기쁨이나 만족은 있었으나 예수님과 친밀해진다거나 내가 ‘예수님의 제자답게 살고 있다’ 라는 것은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항상 마음 속 깊이 하나님과 더욱 친밀해지고 싶은 열망은 있었으나 세상이 너무 좋았습니다. 죄를 짓고 회개하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나약한 크리스천으로 사는 것에 좌절하기도 했고 적당히 타협하며 무력한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제 자신에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중 2010년 유기성 목사님의 예수사람 제자훈련 교재를 읽게 되었습니다. 나약하고 무기력한 신앙인이었는데 그 책을 읽으면서 신앙의 큰 변화와 도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교사인 청년들을 모아놓고 제자훈련 교재를 함께 나눴습니다. 모두 저와 같은 심정이었기에 함께 깊은 은혜를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죄를 고백하는 단원이 되자 다들 긴장했습니다. 모범을 보이고자 용기를 내어 제가 모든 것을 드러내보이자 그 다음 주부터는 저희 형 부부 빼고 아무도 모임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20년을 넘게 같이 신앙생활을 했던 동생들이었는데 순식간에 믿음이 깨어졌습니다.
그 후 결혼을 하면서 35년을 다니던 교회를 떠나 아내가 다니던 선한목자교회로 오게 되었습니다. 매주 울면서 설교를 듣고 기쁨으로 신앙생활을 했지만 사랑부 교사와 속장을 하면서 몇 년 만에 빠르게 소진되었습니다. 지역장을 시킬 것 같은 분위기를 느껴 2018년 파송선교사 제도를 이용해서 도망치듯 선한목자교회를 떠났지만 3개월만에 다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다시 속회에 배정 되었지만 마음 깊이 다시 떠나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일하기 싫어 도망갔던 때와 다르게 신앙의 회복을 향한 깊은 갈망이 있었고 마침 김승회 목사님의 분리개척 소식을 들었습니다. 개척 멤버를 모집한다는 광고에 함께하고 싶은 마음과 그럼 또 일해야 한다는 생각에 머뭇거리다 일반 멤버 모집할 때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선목에 있을 때는 혼자 예수동행일기를 썼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기대하지 않았지만 신경 쓰여 남에게 보여 줄만한 내용을 쓰거나 속회원들을 의식해서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영성일기는 단순한 일기 내지는 의무감에 쓰는 정도였기에 유지하기가 힘들뿐 아니라 일기를 써도 예수님과 동행한다는 마음을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동행교회에 오고 나서는 다같이 쓰는 분위기여서 편히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부부 싸움한 이야기를 쓰신 분의 일기를 보고 저도 부부 싸움한 내용을 썼습니다. 영성이 좋아진 건 모르겠지만 시원한 마음은 들었습니다. 예수동행일기를 혼자 쓸 때는 다른 사람들은 모두 믿음도 좋고 신실한데 나만 매일 방황하고 죄 지으며 사는걸까 생각되어 좌절했습니다. 나는 평생 믿었는데 왜 믿음이 약할까? 왜 나만 넘어질까하며 ‘어쩔 수 없다, 믿는다는 게 다 이런거지’ 하며 타협했는데 다른 분들도 매일 넘어지지만 다시 일어나려고 노력하시는 게 보였습니다. 조금이라도 예수님께 붙어 있고자 발버둥 치는 모습이 힘이 되었습니다. ‘믿음의 동지’ 가 생긴 것입니다. 댓글에 넘어지면 다시 일어서자며 중보기도해주는 분들도 생겼습니다. 혼자 가야하는 길, 외로운 길이라 생각했는데 함께 주를 바라보자해주는 분들이 있기에 전보다 회복되는 시간이 짧아졌습니다. 부부 싸움을 하고 나서 예수동행일기를 쓰고 서로 “나 영성일기 썼다” 하며 협박하기도 하고 예수동행일기를 통해 화해하기도 했습니다.
예수동행교회를 오면서 특별한 때 쓰던 영성 일기가 일상 가운데서 하나님이 하신 일들을 보는 일기가 되었습니다. 나눔방 교회를 통해 다른 분의 문제나 아픔이 내 기도 제목이 되어감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월부터 7년마다 돌아오는 허리디스크가 다시 발병해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질병으로 인해 지난 몇 개월 동안 영성일기도 안 쓰게 되었고 하나님과 멀어진 것도 있지만 저보다 저를 위해 더 기도해주시는 나눔방 교회 분들의 중보기도가 있어 조금씩 믿음이 회복되어 가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질병을 통해 하나님께서 저를 회복시키실 것에 대한 기대와 감사가 생겼습니다.
18살 때 처음으로 허리 디스크가 생겼고 기도를 통해 나으며 ‘하나님이 정말 살아계신다’ 라는 걸 깨달았고, 7년 후 군대에서 허리를 다쳐 수술을 해야 할지 말아야할지 정해야하는 전날 밤에는 ‘하나님만이 내가 의지할 분이시다’ 라는 것을 알게 하셨습니다.
또 다시 7년 후 내 삶을 내가 계획하고 달려가던 때 그 어느 때 보다 심하게 허리가 망가졌을 때는 ‘하나님이 내 삶을 계획하시고 인도하시는구나’ 알게 하셨습니다.
또 7년이 지난 지금은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이 인생의 이유이자 가야할 길’ 임을 알게 하십니다. 끊임없이 세상을 좇아 발걸음을 내딛는 저인데도 하나님은 저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7년마다 강제 휴식과 믿음의 업그레이드를 시켜주시는 하나님을 더욱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일하기 싫어서 도망쳤던 파송 선교사인데 하나님은 요나를 위해 큰 물고기를 준비하셨 듯 감사하지 못하고 항상 불평불만으로 살아온 저에게 하나님의 큰 그림이 무엇인지 알려주시고 변화시켜주시려는 것 같습니다. 저를 바꿔주실, 그리고 저를 사용해주실 하나님을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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