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TGIF교회의 서원우입니다.
목사님께 간증 요청을 받고 저는 ‘벌써 간증의 자리에 서도 될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주님께서 일하시는 순간을 성도님들과 나누고자 순종하였습니다.
저는 결혼한 지 1년 8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결혼 후 정말 많이 싸웠습니다. 웃는 날보다 아내를 울리고 화내는 날들이 더 많았습니다. 주님은 저희 가정을 두고 볼 수 없으셨는지 동일한 마음을 부어주셔 이곳으로 인도하셨습니다. 주일마다 의무로 드리던 예배가 이곳에서는 매주 기대가 됐고, 기존 교회의 속회모임에서 겉돌던 저희에게 주님께서는 나눔방 식구들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하지만 동행일기는 아마 제가 여기 교인 중 가장 적게 썼을 것이라 확신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정도로 쓰지 않았습니다. 설교 혹은 나눔방 나눔 중에 ‘동행일기’라는 단어만 나오면 처음에는 양심에 찔리기도 했고, 나를 정죄할 것만 같았던 기분이 들었지만 나중에는 제 자신을 스스로 ‘문제아’라고 낙인찍으며 동행일기를 쓰지 않는 것이 당연시 되었습니다. 제 안에 주님은 없었고 제 자아가 끝을 모르며 커진 상태인 채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이런 믿음상태로 찬양을 섬겼고 예배를 드렸습니다. 저의 위선을 회개합니다.
저는 남들보다 잘하는 특기 몇 가지가 있습니다. 사람 좋은 척하기, 내 기준으로 남을 판단하기, 판단에 그치지 않고 비판하기, 세상에서 인정받기 위한 노력하기, 물질을 주인삼기… 앞서 말했듯이 모든 것이 제 자아가 주님보다 앞섰고, 자아를 죽이는 것이 저의 기도제목이었습니다.
주님은 이번 저의 여름휴가 때부터 일을 하기 시작하셨습니다.
휴가 중간에 허리를 펴지 못할 정도로 복부에 통증이 있었고, 결국 응급실에 가 ‘게실염’ 판정을 받았습니다. 염증이 심해 고열이 났고, 병원 지침에 따라 코로나 유_증상자로 분류되어 격리치료를 받았습니다. 코로나검사를 하고 홀로 결과를 기다리며 결국 제가 할 수 있는 행동은 기도였고 의지할 수 있는 분은 ‘주님’이었습니다. 응급치료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여전히 저의 자아가 커진 상태이지만 주님과 동행해야 하는 것은 알기에 아내와 성경읽기를 시작했습니다.
저의 병원신세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폐 쪽에 집안 내력이 있어 이번 건강검진 때 처음으로 CT를 찍어봤는데 역시나 이상소견이 나왔습니다. 대형병원으로 옮기자 2박3일 동안 입원을 해 정밀하게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검사를 통해 암, 결핵, 염증, 희귀성질환 등 여러 결과가 나올 텐데 검사 자체도 위험해서 저는 두려움과 절망에서 빠져 나올 수 없었습니다. 입원 첫 날 밤, 혼자 병실에서 먼저 드라마를 보고 주님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아마 두려움을 벗어나고자 형식상 저의 만족을 채우기 위한 기도였던 것 같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아내에게 연락을 하는데 아내가 갑자기 다섯 분의 카톡 내용을 저에게 전달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장모님의 중보자들인데 저를 위해 기도하며 받은 마음을 글로 적어 전달한 것이었습니다. 혼자 병실에 남아 환자복을 입은 상태에서 메시지를 보니 눈으로 읽으며 이해하는 것이 아닌 주님이 저의 마음에 대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동시에 저는 전심으로 기도가 터져 나왔고 온갖 더러운 죄들을 주님께 고백하며 회개했습니다. 엉엉 울며 회개하면 슬플 것만 같았는데 주님은 저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위로해주시는 것 같았고, 저의 마음은 너무나 벅찼습니다.
다음 날 주님의 은혜를 간직한 채 정밀검사를 무사히 마치고 퇴원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너무나 연약하기에 결과의 두려움과 재정문제로 인한 불안함은 도둑같이 수시로 찾아왔고 결국 퇴원 다음날 이 문제들은 저를 잠식해버렸습니다. 저를 위로해주는 아내의 얘기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아내에게 전날 우연히 들었던 찬양을 틀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찬양 가사 중 ‘사망 가운데 놓여진 나의 삶을 건지신 그 이름 예수.. 나의 한숨을 바꾸셨네’를 들을 때 저는 ‘주님, 저의 한숨도 소망으로 바꿔주시나요..?’ 마음속으로 아주 작게 기도했습니다. 그러자 주님은 곧바로 저에게 깨달음을 주셨습니다. ‘맞아. 나를 살리시는거야’ ‘나를 살리시려고 이 상황을 주신거야’ 아내 앞에서 통곡하며 울었습니다. 주님은 작은 신음에도 응답해주셨고 처음으로 저의 자아를 내려놓고 주 안에 참된 삶이 무엇인지 깨닫는 시간을 경험했습니다.
이후 저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동행일기 어플도 누르기 힘들고, 유일하게 프로필 사진도 없던 제가 동행일기를 쓰기 시작했고, 처음으로 댓글도 달아봤습니다. 당연했던 정죄함은커녕 누구를 대할 때나 운전할 때 온유함으로 상대방을 바라보는 시선이 생겼습니다. 참된 진리를 깨달으니 주님보다 우선이었던 세상 물질은 완전히 뒷전이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 목사님과 나눔방 식구들 그리고 아내가 저를 포기하지 않고 기도해주신 것이 주님이 응답해주신 것이라 믿습니다.
그저께 검사결과가 나왔습니다.
사르코이드증이라는 희귀 난치성 질병의 진단을 받았습니다. 생명에 지장을 줄 확률은 적지만 언제 어느 부위에 염증이 퍼져 이상증세를 보일지 모릅니다. 이 모든 것을 계획하신 주님은 이렇게까지 저와 동행하시길 원했나 봅니다. 저는 이제 주님과 동행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감사합니다.
세상에서 말하는 고난은 그저 세상의 기준일 뿐 주님이 주시는 고난은 은혜의 통로라고 생각합니다. 고난을 통해 주님께 나아갈 수 있다면 그 고난은 결코 두렵지 않습니다. 요즘은 제 자아가 살아날 것 같은 불안함이 있습니다. 이 불안함은 사단이 주는 마음이지만 불안할수록 말씀, 기도, 찬양, 동행일기로 주님을 더욱 붙잡으려 합니다.
늘 주님과 동행하는 자녀가 되어 세상 속에서 주님의 도구와 재료가 되는 삶을 살길 소망합니다. 이 모든 것 주님이 하셨습니다. 주님 홀로 영광 받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