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증

2019.12.29 주일예배간증(이현주 집사)

By 2020년 4월 4일 No Comments

최근 몇 년 간 저에게는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하던 일을 접고 공부를 시작하여 심리 상담사의 길을 걷게 되었고, 제 신앙을 돌아보다가 예수님을 바라보는 삶을 살고자 교회를 옮겼었습니다. 그리하여 작년까지 주님과 친밀한 관계 가운데 행복한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그 상태가 지속될 줄 알았지만 올해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연초부터 건강문제를 비롯하여, 직장에서의 과중한 업무와 잦은 야근, 인간관계에서의 갈등으로 몸과 마음이 지치고 삶이 피폐해졌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칠흙 같은 어두운 터널이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았습니다. 교회에서 리더로서 맡겨주신 소임을 다할 수 없을 것 같아 도망치고 싶었지만 주님을 피해 숨을 수도 없었습니다. 몸과 마음과 영혼이 메마르고 시들어갔습니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에서도 예수님을 바라보고자 매일 예수동행일기를 썼습니다. 그러다보니 연약한 모습 그대로 공동체에 드러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좋은 상태가 아닌 모습은 부끄럽고 창피하여 감췄겠지만 그때는 가릴 힘조차 없었는데, 되돌아보니 그것이 은혜였습니다. 가릴 수 없었기 때문에 주님께서 어두운 제 마음 가운데 빛으로 임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개척교회 멤버를 모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교회개척이나 파송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저 제 삶 가운데 선교사로서의 부르심을 막연하게 느끼고 있었고, 개척교회는 왠지 저에게 선교지 같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개척교회를 위한 기도모임에 참석하면서 파송에 대한 주님의 뜻을 분별하고자 했습니다. 함께 갈 사람도 없고 아는 분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모일 때마다 은혜가 있었습니다.

오프라인 모임에서는 진솔함과 편안함이 느껴졌습니다. 일기를 쓰면서 생긴 삶의 변화를 간증하는 시간에는 간증자들을 통해 일하시는 주님을 생생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기를 통해 만나서 그런지 처음 뵙는 분들인데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친근했습니다. 공동체에서 몇 년 동안 알고 지내던 지체들보다 더 가깝게 느껴졌다면 이상할까요?

온라인에서는 조이풀과 투게더라는 이름의 나눔방에서 지체들을 매일 만났습니다. 힘들고 지친 하루를 보내고 주님께 보고하는 심정으로 일기를 쓰려고 나눔방에 들어가면 댓글들이 달려있었습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달아주신 댓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은혜가 되었습니다. 많은 날들, 위로와 격려를 받았습니다. 선한 말은 마음에 달고 뼈에 양약이 된다는 말씀처럼 선한 댓글은 영혼을 살리는 힘이 있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모임에 참여하면서도 교회를 옮기는 것을 선뜻 결정하지는 못했습니다. 예수님 바라보고 동행하는 삶에 대한 기대는 늘 있었지만, 직장 사정이 불투명한데다 매일 3시간 출퇴근으로 체력적으로 지치고 힘이 들어 교회를 옮긴다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교회’라는 주일 설교말씀을 들으며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항상 기뻐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하는 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저희를 향한 주님의 뜻이고, 예수동행교회는 그런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꿈꾸는 교회며, 예수님과 함께라면 개척교회든 어디든 갈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주님 바라보는 행복한 삶에 대한 도전, 깊은 나눔이 되는 공동체에 대한 갈망을 일깨워주셨습니다. 그제서야 결단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참 많이 망설였었는데 결정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드디어 첫 예배를 드렸습니다. 성찬식을 마친 후 둥그렇게 둘러서서 교인들 한분한분 얼굴을 보며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전 교인이 이렇게 눈을 마주 보고 인사할 수 있는 것은 작은 교회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으로 여겨졌습니다. 예수동행일기에서 만났지만 얼굴을 모르던 분들, 그리고 이후 주님이 주신 마음을 품고 합류하게 된 분들… 이분들과 교회를 이루어가는 거구나, 우리가 움직이는 교회구나 생각하니 감격스러웠습니다.

한분 한분 삶의 모습은 다르지만, 같은 성령 안에서 주님 바라보며 하나되는 공동체가 되기를 원합니다. 나눔방 교회에서 날마다 만나 서로의 아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는 교제가 있기를 원합니다. 주님을 기뻐하고 주님이 기뻐하시는 교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예수님과 동행하는 행복한 교회를 꿈꾸며 간증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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